2009/07/21 07:00
원작의 공포 그대로 : 화이트데이 모바일 (TIG 기사 링크)
고등학교 시절에 접했던 손노리의 화이트데이는 참 충격적인 게임이었다.
기본적으로 나는 공포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서워서..는 절대 아니다. (웃음)
생물학적으로 공포는 위협에 대한 유전자적 각인이다. 즉, 회피행동이라는 반응(response)을 끌어내는 자극이자, 동시에 회피행동이 유지되는 근본 기작이기도 하다. 까놓고 말해 별로 좋은 게 아니라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공포물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은 개인적인 기준에서는 약간 괴짜처럼 보인다.
좀비물이 등장하고 타격이나 사격을 통해 쏴죽이는 케이스는 공포와 동시에 생존을 향한 확실한 수단-폭력-을 제공한다. 이는 생물이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모티브를 닮았으며, 동시에 적敵의 파괴라는 폭력성을 만족시키는 쾌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하지만 화이트데이는 아니었다.
거의 절대 다수가 경험하는, 혹은 경험했던 익숙하고 정겨운 배경 학교
강제적 몰입감과 함께 시야를 제한하는 1인칭 시점
생존권을 박탈하는 조건 공격 불가(슈팅이 아니다)
강제적 몰입감과 함께 시야를 제한하는 1인칭 시점
생존권을 박탈하는 조건 공격 불가(슈팅이 아니다)
화이트데이가 갖는 기본 컨셉이다. 야밤의 학교, 닫혀버린 교사, 등장하는 귀신, 쫓아오는 수위..
지금 생각해보면 이 게임을 왜 잡았을까 싶다. (다시 하라면 무서워서 하기 싫다고 해야 할 텐데, 요즘 같은 마인드로는 뭐든 좋으니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게임은 다 해볼 것 같다..)
아무튼 중요한 건 화이트데이 감상이 아니고 이 게임이 모바일(휴대폰)로 이식된다는 기사다.
기사의 제목은 원작의 공포를 그대로 담았다..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시선이다.
공포물, 특히나 화이트데이에 국한해서 생각하면 핸드폰이 갖는 좁은 시야와 어디서도 할 수 있다는 휴대성은 단점으로 작용한다. 캄캄한 어둠이 기본 배경인 화이트데이를 밝은 바깥에서 플레이한다면 공포의 정도는 줄어든다. 공포물임을 알고 있기에 화면을 유심히 보지 않는다. (오히려 유심히 보지 않으려 노력하게 된다. 공포-위협-에 대한 회피는 생물의 기본 반응이다) 즉, 원작에서 초반부의 강렬한 임팩트였던 머리귀신(...)은 자칫하면 눈에 띄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가장 성공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건 아마 수위가 만드는 공포 정도가 아닐까 싶다. 수위가 발산하는 공포는 시각적인 측면이 아니라 다가오고 있다는 청각의 측면이다. 이어폰을 꽂는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니, 아마 거의 유일하게 원작다움을 살려낸 부분이 되지 않을까.
과거의 명작을 새삼 접해볼 수 있다는 건 참 매력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공포물의 非대중성과 함께, 작아진 화면과 휴대성으로 인해 초래될 덜 무섭다는 약점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기대된다.